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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정원에 닿다 – 영남알프스 간월산 <영상앨범 산>

뉴스패치 2021. 10. 31. 00:53

[ 데일리브라이트 ]우리나라의 등뼈, 백두대간이 달려오다 경상북도와 경상남도 접경지에 빚어놓은 영남알프스. 울산, 밀양, 양산, 청도, 경주 등 5개 시·군을 아우르며 솟아 있는 9개의 고산이 이룬 풍경이 유럽 알프스와 견줄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특히 가을이면 은빛 억새 군락으로 사랑받는 영남알프스 산군 중 하나인 간월산으로 <영상앨범 산>의 목소리, 최원정 아나운서가 길을 나선다.

 

 

산행에 앞서 간월산과 신불산 사이에 자리한 파래소폭포를 만나러 간다. 국립신불산폭포자연휴양림으로 들어서니 초입부터 시원한 물소리가 반긴다. 파래소폭포로 향하는 약 1km의 길은 울창한 숲이 이어지고 시원한 물소리가 내내 따라온다. 이제 막 가을이 내려앉은 은은한 풍경을 눈과 마음에 담으며 걷다 보면 어느새 하얀 물줄기를 쏟아내는 파래소폭포에 닿는다.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짙푸른 폭포 풍경과 우렁찬 물소리에 일상의 답답함이 씻겨 내려가는 것만 같다.

 

 

영남알프스는 많은 산이 모여 있는 만큼 올라서는 길도 다양한데, 그중에서도 배내고개에서 간월산 정상에 올랐다가 간월재로 향할 예정이다. 초입부터 끊임없이 계단이 이어지지만, 영글어가는 가을 풍경을 눈과 마음에 담느라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그 옛날 밀양과 언양을 넘나들던 장꾼들이 봇짐을 싣고 소를 몰며 힘겹게 오갔던 배내고개의 이야기가 더해지니 아름다운 풍경 속에 고단하고도 정겨웠던 삶의 흔적이 느껴진다. 30분 가까이 가파른 계단을 쉼 없이 올라서면 은빛 억새가 하늘하늘 춤을 추고 저 멀리 동해까지 바라보일 정도로 시원하게 하늘이 열린다. 

 

 

배내봉을 향해 가며 이 고개를 넘어 다녔을 옛사람들처럼 밀양아리랑 한 소절을 부르며 걸음에 힘을 보탠다. 어느덧 배내봉 정상(966m)에 다다르니 영남알프스의 우람한 산들이 사방을 둘러싸고 하늘금을 그린다.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것만 같은 간월산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배내봉에서 간월산으로 접어드는 길은 우거진 숲을 따라 굵은 바위가 즐비하다. 숲에 들었는가 싶으면 다시금 펼쳐지는 시원한 풍경. 눈길 닿는 곳곳이 절경인 거친 오르막을 힘을 내어 올라서면 마침내 해발 1,069m 간월산 정상이다. 겹겹이 쌓인 영남알프스의 능선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물결치고, 저 멀리 너른 억새밭이 눈부시게 빛난다.

 

 

간월산 정상을 지나 천상의 정원, 간월재로 내려선다. 넉넉한 들판 위에서 춤을 추듯 흔들리는 하얀 억새를 바라보니 마음이 절로 흐뭇해진다. 편안하게 이어지는 은빛 억새밭을 누비며 찬란한 가을을 흠뻑 느껴본다. 은빛 정원을 품은 영남알프스의 간월산을 <영상앨범 산>에서 만나본다.  [사진제공=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