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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교사의 죽음

뉴스패치 2023. 8. 18. 10:57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교사는 제자들은 물론 사회의 존경을 받는다는 의미다. 그래서 교사는 오래전부터 선망의 직업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학교를 떠나는 교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심지어 학교에서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등지는 교사들도 많다. 교사가 무너지는 현실은 궁극적으로 학생들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라는 교육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지금 대한민국의 학교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학교 현실에 대한 취재 과정에서 SBS 뉴스토리는 학생과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의 대화나 통화 녹취록을 상당수 확보했다. 화난 학부모에게 교사는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화풀이 대상이었다. 심지어 학생도 교사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내뱉는다. 폭행도 다반사였다. 지난 6월,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이 교사를 때렸다.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무차별 폭행이었다. 6학년 남학생의 폭력에 여교사는 무방비 상태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앞서 지난해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3년 차 교사가 학생에게 폭행당했다. 건장한 체격의 체육 교사였지만 학생과 폭력을 교환할 수는 없었다. 교단에서 교권 추락은 이 정도였다.

 

사태는 더 큰 비극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8일에는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근무하던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채 발견됐다. 2년 전인 2021년에는 경기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2명이 잇따라 스스로 세상을 등진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유족들은 학부모의 악성 민원을 주요 사망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5년 6개월간 공립 초·중·고교 교사 10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집계됐다. 100명 중 70명 교사의 극단적 선택은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

 

지난달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사의 99%가 자신을 ‘감정노동자’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이상 존경받는 스승이 아니라 감정을 숨기고 억누른 채 회사나 조직의 입장에 따라 연기하며 일하는 감정노동자로 스스로를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번 주 SBS <뉴스토리>는 힘들어하는 교사들을 취재했다. 참혹한 교권 추락의 현실을 들여다보고 그 회복 방안을 모색했다. 그래서 교사들을 사지로 내몰지 않고 지키는 것이 곧 우리 아이들을 지키는 길임을 파악했다.

[사진제공=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