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패치 신재철 기자 ]
■ 당신은 속지 않을 수 있나요? 첨단 과학기술을 이용한 신종범죄의 습격
최근 유명 연예인들의 얼굴과 목소리로 만들어진 ‘가짜 투자 독려 영상’의 등장으로 피해자가 속출하면서 큰 파장이 일었었다. 자연스러운 얼굴 표정은 물론, 유명 연예인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해당 영상은, 수억 원의 투자 피해자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것처럼 ‘의심하기 힘들 만큼’ 정교했다. 이 영상이 첨단 인공지능으로 제작한 이른바 딥페이크(Deepfake) 합성 영상이었기 때문이다.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을 등에 업고 첨단 디지털사회로 진입한 대한민국은 이처럼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유형의 범죄들과 마주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양면의 얼굴이다.
■ 범죄자를 추적하는 눈 CCTV, 첨단 미래치안 기술을 접목하다
지난 2023년 12월 3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다방에서 60대 여주인이 살해됐다. 그리고 엿새 뒤인 2024년 1월 5일. 이번엔 양주시의 지하 다방에서 또 다른 60대 여주인이 똑같은 방식으로 살해당했다. 경찰은 지문 감식을 통해 이 두 사건의 용의자를 한 사람에 의한 연쇄살인으로 추정했다. 용의자로 지목된 건 57세 남성 이 모씨. 그는 사건 후 택시와 버스로 여러 차례 장소를 옮기는 등 추적을 피해 움직였으나, 경찰은 당일 밤 10시 45분, 용의자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 발 빠른 검거의 일등공신. 바로 폐쇄회로(CC) TV라는 분석이다. 현재 대한민국 전역에는 약 1,600만 대의 CCTV가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2021, 통계청). 그리고 범죄자를 추적하는 이 1,600만 개의 눈은 대한민국 경찰의 ‘미래치안 기술’을 접목해 더 큰 진화를 앞두고 있다. 엄청난 분량의 CCTV 영상을 수많은 인력이 일일이 확인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뛰어넘어, 인공지능이 직접 대상을 추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추적 대상의 사진 한 장만 있으면 뒷모습까지 찾아 동선을 알아낸다. 마스크나 모자로 얼굴을 감춰도 소용없다. 경찰관 한 명이 몇 시간에 걸쳐 CCTV 수천 대를 분석해야 했던 수고를 단 10분 이내로 단축되는 마법 같은 ‘치안 혁신’. 대한민국의 내일을 지킬 ‘미래치안’의 단적인 예다.
■ 실종, 추적의 골든타임을 지켜줄 정밀 측위 기술
- <대한민국 명예경찰> 천정명의 수색 작전
지난 1월 6일, 서울의 한 지구대 상황실로 신고가 접수됐다. 부부싸움 후 집을 나간 남편이 연락 두절됐다는 실종 신고였다. 즉시 실종자의 위치 추적이 시작됐다. 그러나 실종자의 휴대전화 신호를 잡아 이동통신사에서 알아낸 위치 추적 오차 범위는 약 500m에서 4km. 마천루 즐비한 서울 도심에서는 수백, 수천 가구까지 포함될 수 있는 넓은 범위다. 지금까지는 해당 범위에 있는 모든 건물이나 집을 실종 사건의 ‘골든타임’인 48시간 안에 가가호호 전부 확인해야만 했다.
그러나 최근 경찰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미래치안 기술이 일선 경찰서에 적용되며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서울의 지구대에서 출동한 경찰관의 손에 들린 WIFI 송신기가 그 핵심 열쇠. 추적 대상의 휴대전화가 50m 이내에 있으면 WIFI 송신기에서 발사된 신호를 받게 되고, 가까워질수록 송신기의 숫자가 올라가며 더욱 ‘정밀한 위치 추적’이 가능해졌다. 또한 신기술은 추적 대상이 고층빌딩 중 어느 층에 있는지, 수직 위치 정보도 알려준다. 추적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10분의 1로 줄이는 미래치안 기술 덕에 골든타임 내 구조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이다.
■ 범죄예측 빅 데이터, 한국판 마이너리티 리포트 ‘프리카스(Pre-CAS)’
만약 범죄가 언제, 어디에서 일어날지 예측할 수 있다면 현실은 어떻게 달라질까?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비슷한 공상과학 같은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놀랍게도 이것은 대한민국에서 이미 현실이다. 2021년에 도입되어 실행 중인 미래치안 기술, 프리 카스(Pre-CAS)가 그 주인공. ‘범죄위험도 예측·분석 시스템(Predictive Crime Risk Analysis System)’의 약자인 프리 카스(Pre-CAS)는 112 신고, CCTV 위치, 교통사고 건수, 유흥시설 숫자, 학교, 공원, 인구, 기상, 실업률, 고용률 등 각종 데이터와 통계를 자동으로 분석해 해당 시간과 지역의 범죄위험도를 1~10단계의 등급 색상으로 지도상에 표시해 준다.
다큐온 제작진이 만난 울산과 서울의 지구대에서도 미래치안 기술 ‘프리카스’를 통해 효율적인 순찰 경로를 설정 후 실행하고 있었다. 그 길 위에서 마주친 범죄에 더욱 신속한 대응도 가능해졌다. 수십 년의 경험이 만들어낸 대한민국 경찰의 뛰어난 감각과 정보를 프리카스라는 거대한 빅데이터를 통해 모든 경찰이 공유하게 된 것이다.
■ ‘나도 모르게 당할 수 있다’ 폭증하는 마약 범죄, 미래치안의 대응은?
지난 2018년 버닝썬 사건부터 2023년 대치동 마약 음료 사건까지, 대한민국을 충격에 빠뜨린 마약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나도 모르는 사이 당할 수도 있다’는 마약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팽배해졌다. 마약류에 스스로 접근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에 의해 언제 어디서든 마약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큰 공포가 된 것이다.
최근 미래치안 기술의 일환으로 등장한 ‘물뽕 스티커’가 바로 2018년 이후 미래치안이 고민한 마약범죄 예방 기술의 결과다. 일명 ‘물뽕’이라 불리는 GHB 마약은 주류나 음료에 넣어 범죄에 이용하는데, 이를 스티커에 찍어 바르면 변색으로 마약 성분의 존재를 알려준다. 마약류를 단속하는 치안 현장의 움직임도 발 빠르다. 마약 단속 현장에서 포장을 뜯지 않고도 ‘빛의 파장’을 이용해 신속하게 마약류를 분석할 수 있는 ‘라만 분광기’가 경찰 일선에 보급됐다. 마약범죄수사대가 ”마약사범은 반드시 잡힌다“고 자신하는 이유도 바로 미래치안 기술의 발전과 보급에 있다.
■ 모든 국민을 위한 약속, 미래치안
국민의 안전을 위해 뛰는 현장 출동 경찰관의 안전 문제 역시 미래치안이 해결할 시급한 해결 과제로 거론되며 다양한 연구,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미래치안 기술 중 하나인 ‘발사형 위치추적기’는 음주단속 중 도주차량에 기기를 발사해 위치 추적을 할 수 있는 장비다. 현장에서는 단속 경찰관이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도주차량을 무리하게 쫓지 않아도 되기에 위험상황에 노출되는 경찰관들의 부상을 막아줄 고마운 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흉기 난동에 대비해 상시 착용이 가능한 최신형 방검조끼 역시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올해 4월부터 는 순차적으로 현장 지구대에 보급되어 경찰관들의 안전을 지켜줄 것이다.
대한민국의 내일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경찰의 한발 앞선 선제적 치안, 과학기술을 장착하고, 전문 분야와 협업하며, 세계 속에 자랑스러운 선진치안을 전수하는 대한민국 경찰의 치열한 현장을 따라가 본 <내일을 위한 약속, 미래치안> 편은 1월 13일 (토) 밤 10시 25분 KBS 1TV <다큐온>을 통해 시청자들의 안방에 전해진다.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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