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브라이트 ]
오는 15일 방송되는 MBC ‘다큐프라임’에서는 노동운동가이자 독립운동가였지만 공산주의자라는 이유로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잊힌 이관술의 삶을 살펴본다.
- 대전 골령골에서 맨 처음 처형된 이관술
6·25전쟁 발발 3일 후인 1950년 6월 28일 대전 인근의 산기슭에서는 총성이 울려 퍼졌다.
국내 최대 민간인 집단 학살지 ‘대전 산내 골령골’. 죽음의 골짜기라 불리는 이곳에서 대전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던 정치범들과 대전 지역 보도연맹원들은 억울한 떼죽음을 당해야 했다. 3차에 걸쳐 무려 7,000명 가까이 희생된 이곳은 발굴된 무덤 길이만 1km에 달한다. 전쟁 후 북한군에 가세할 수 있다는 우려로 집단 학살한 것이다. 이유도 모른 채 죽어간 희생자 가운데 맨 처음 처형된 인물이 이관술이다. 과연 이관술은 누구였고, 왜 맨 처음 죽어야만 했을까?
- 전도유망한 교사에서 사회주의 항일운동가로 변신
이관술은 앞날이 탄탄했던 교사였다. 중동고를 늦은 나이에 1등으로 졸업하고 그 어렵다던 동경사범학교를 졸업한 후 처음 교사로 부임한 곳이 동덕여자고등보통학교. 하지만 1929년 한국인 여학생이 일본인 남학생에게 희롱당하면서 시작된 광주학생운동은 서울 지역 학생들의 동맹휴학으로 이어진다. 동덕여학교 학생 250명도 학생자치와 경찰의 교내 출입 금지를 내세우며 시위에 나섰다. 이때 이관술은 일제가 두려워 이를 지켜보기만 하는 교사와 지식인의 모습에 실망하면서 본격적인 항일운동에 나선다. 이관술은 교내에 독서회를 조직하여 지도하게 된다. 이를 통해 이효정, 박진홍, 손응교 등 걸출한 여성 독립운동가를 배출하게 된다. 이후 그는 반제국주의동맹에 가입해 식민지 노예교육 철폐와 조선인 차별에 반대하며 본격적인 사회주의 독립운동가의 길을 걷게 된다.
- 두 번의 투옥과 7년의 도피 생활에도 꺾이지 않은 항일투쟁, 해방 직후 ‘지도자 여론조사’ 5위
이관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노동자 권리개선을 통한 국권의 회복이었다. 일제강점기 시기 조선에서 대다수를 차지했던 노동자층의 삶은 참담하기만 했다. 임금은 일본인의 절반에 불과했고 차별이 만연했다. 그는 경성트로이카 활동을 통해 사회주의 독립운동가 이재유와 만난다. 당시 이재유는 거액의 현상금이 걸린 1급 사상범이었다. 두 사람은 이재민으로 위장하여 2년간 농사를 지으며 일제의 추적을 따돌리기도 했다. 이관술은 막노동꾼, 엿장수, 솥땜장이 변장하여 전국을 누비며 노동운동을 이끌었다. 그는 두 번 체포되어 4년의 옥살이를 하고 7년의 도피 생활을 하면서도 노동자들의 동맹 휴업을 이끌었고, 기관지를 발행해 노동자의 권리개선을 외쳤다. 이관술의 행적과 인품에 당시 대중들의 신뢰는 엄청났다. 해방 직후 1945년 10월에 실시한 <가장 역량이 뛰어나고 양심적인 정치가>라는 여론조사에서 그는 당당히 5위를 차지한다. 여운형, 이승만, 김구 등 당시의 지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이다.
- 운명을 바꾼 조선정판사 위조지폐 사건과 잊혀진 이름
1945년 10월 이관술의 운명을 뒤바꿀 사건이 발생한다. 미군정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방 후 자금난을 겪던 조선공산당이 조선정판사 지하실에서 1,200만 원의 위조지폐를 찍었다고 발표한 것이다. 당시 조선공산당에서 재정부장을 맡고 있던 이관술과 조선공산당 간부들은 주범으로 체포된다. 가장 신뢰받는 정치가에서 희대의 위폐범으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사건 관련자들에게 고문이 가해지고, 물증은 제대로 제시되지 않았다. 결국 이관술은 위폐 발행을 지시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는다. 그 후 대전형무소에 수감 중 1950년 갑작스럽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고 만다. 이관술은 남과 북 모두로부터 잊혀진 인물이 되고 말았다. 2006년 이재유, 이효정 등 사회주의 독립운동가에 서훈이 주어졌음에도 이관술의 독립운동은 인정을 받지 못했다. 일제 말기 가장 악랄한 일제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굽히지 않고 국내에서 노동운동과 항일운동을 했던 이관술. 공산주의자라는 이유로 외면해온 그의 공적을 이대로 무시하는 것이 과연 옳을까? 그동안 우리가 완전히 잊고 살았던 치열한 한 독립운동가를 만나본다.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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