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상급 작가 7인, 디지털로 급변하는 시대 ‘현대인의 삶’ 표현
[ 뉴스패치 신재철 기자 ]
오산문화재단(대표이사 이수영)은 1월 12일부터 3월 24일까지 ‘변화(change)와 변환 (convert)’ 展을 오산시립미술관 전관(제1~3전시실)에서 개최한다. 개막식은 1월 23일(화) 오 후 3시 오산시립미술관 2층에서 열린다.
미디어아트는 1970년대 입체 설치미술을 기반으로 1980년대 비디오아트와 1990년대 테크노 아트를 거치면서 반세기를 달려왔다.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1932~2006)과 한국의 제1세대 비디오아티스트 박현기(1942-2000)의 위상만큼이나 미디어아트의 영역이 확장되어 왔다. 전시장을 너머 공공미술의 역할을 하고 있고, 캔버스와 모니터를 너머 글로벌 창의도시 영역에까지 성장해가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 반세기동안 성장을 거듭한 미디어아트의 다양성에 나타난 표현 양상을 토대로 정적인 언어와 동적인 이미지의 교감이라는 화두로 《변화(change)와 변환(convert)》展으로 마련하였다.
이 전시회는 변환(convert)에 더 방점을 두고 있다.
관람객과 소통하는 미디어 작품이 첨단과학기술을 만나 기술적 원리에 의한 화려한 프로그램의 기교에 한정되어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단순히 맹종하거나 복제하는 수준의 시각적 결합을 보이기도 한다. 이와달리 작가의 독창성이 인간과 예술이라는 정점에서 다채로운 과학적 테크닉을 기반으로 융합하여 작품으로 재탄생되기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작가들도 있다. 이중에 표현 양상을 달리하는 작가 7명의 작품을 초대해 전시회를 연다.
당대의 미디어아트라는 단순한 현대미술을 넘어 미래를 내다보는 새로운 미술로 인식하고 향 후 반세기의 새로운 장(場)을 여는 의미있는 전시로 자리잡고자 한다.
이번 전시회의 참여 작가는 김홍년, 노진아, 송창애, 이이남, 이재형, 최종운, 한호(가나다 순) 등 7명의 작가다.
특별히 이번 전시는 국내 정상급 미디어 작가들 7인의 멋진 대형 작품을 어렵사리 한 공간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점, 아울러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급변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의 삶’을 주제로 작가들마다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요작품 및 작가
지난해 뉴욕 타임스퀘어 대형전광판에서 훨훨 나는 나비 작품으로 K아트를 알렸던 김홍년 작가가 이번에 기후 재난과 전쟁 등 사회가 안고 있는 이슈를 오산지역의 오산천(川) 특성과 결합시켜 생명에 대한 신작을 선보여 가족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2016년 세빛섬에서 12년만의 개인전 이후 ‘화접(花蝶)’ 작품의 나비는 훨훨 날고 있다. 삼성전자 신작 폴더폰에 내려앉기도 했고, 타임스퀘어, 영국 사치갤러리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미디어아트를 공공미술로 확장해온 이재형 작가는 대기업의 공공성 아트프로젝트와 협업하는 차세대 젊은 미디어작가이다.
이번 전시에는 공중전화로 ‘2023년 버튼 입력’을 하면 해당 연도 주요뉴스가 수화기와 영상 스크린을 통해 송출되는 오산 맞춤형 작품을 출품했다. 이 작가는 제주도 제주공항 내에 대형 고래 작품을, 서울 강남역에 고양이 작품을 미디어아트로 설치해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23년 ‘아트대상’ 수상자인 한호 작가는 대표작 <최후의 만찬>으로 전시에 묵직한 깊이를 더한다. 작품은 현대적인 한국의 관점 에서 해석한 LED 작품이 무지개 빛으로 반복적으로 변하면서 관람객에게 삶과 죽음 등 많은 것을 시사하며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 외에 다양한 미디어아트 작품들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화’하는 세상 속 ‘변환’을 주 제로 감성을 접목한 신기술 콘텐츠가 주를 이루고 있다.
미술관을 들어서면 1층 로비에 노진아 작가의 <히페리온의 속도(The Velocity of Hyperion)>가 설치되어 있다.
노진아 작가의 <히페리온의 속도(The Velocity of Hyperion)>작품은 인공지능 기계를 상징 하는 대형 머리로 구성된 작품이다. 머리는 관람객과 눈을 맞추고, 입을 벌려 인간화되어가고 있는 기계들의 입장을 대변하여 관 객과 대화한다, <히페리온의 속도>는 관객과의 1대 1 대화로 대화의 내용에 집중할 수 있도 록 하는 대화의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이어 2층에 위치한 제1 전시실은 2023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예술과기술융합지원 사업에 우수작품 후속지원 작가로 선정된 송창애 작가의 작품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문화부 스튜디오 교환작가 등 국내외 에서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재형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송창애 작가는 물의 파동을 시각화한 <WATER ODYSSEY : 거울> 작품을 출품했다. 관객들이 예술 체험을 통해 자기 접속의 기회를 가지면서 존재의 원형과 관계의 의미에 대한 시적 사유를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 <물꽃 그리기>는 적외선 센서와 실시간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그리고 프로젝션 맵핑기술을 기반으로 한 관객 참여형 협업 프로젝트이다. 관객이 허공에 떠 있는 달을 향해 손을 휘저으면 센서가 그 움직임을 감지하여 즉흥적인 선 드로잉이 생성되고, 이는 미리 프로그래밍한 작가의 새싹 이미지와 실시간 결합하여 이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존재하지 않는 고유한 ‘물꽃 씨알’이 생성된다. 관객은 송 작가의 작품과의 쌍방향 상호작용을 통해 작가의 독창적인 ‘물 드로잉’ 기법을 유사 체험하고 자신만의 작품을 갖게 되는 셈이다.
이재형 작가의 <Face of city_Osan> 작품은 도시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도시를 대표하는 감성의 근거를 해당 지역들의 수많은 SNS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찾아낸다. 그리고 이를 실시간 변화되는 얼굴의 모호한 표정으로 드러내는 정보 시각화(data visualization) 프로젝트이다. 이 작품에서는 다양한 키워드로 추출된 SNS 단어들에 의해 오산의 얼굴 표정을 볼 수 있다.
<시간여행, 시간에 전화를 걸다>는 1953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대한민국 과 오산에 일어났던 큰 뉴스들을 공중전화기를 통해서 관객들이 볼 수 있게 하는 아카이브 프로젝트다.
70개의 뉴스 영상 편집본은 개조한 공중전화기 아카이브에 저장되어 관객이 해당 연도를 누르면 수화기로 소리를 들을 수 있고, 화면은 공중전화기 부스 너머 프로젝션 영상에서 볼 수 있다. 옛날 뉴스일수록 수화기에서 연결되는 수신음이 길게 들리며 연결된다.
3층의 제2전시실에는 입구의 한호 작가의 작품을 시작으로 이이남, 김홍년 작가의 작품이 이어진다. 이들은 각자 국내외에서 큰 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한호 작가는 2011 세계인권 예술가 캘리포니아 주지사상을 수상했고 이이남 작가는 프랑스 국립몽후즈 특별상과 제7회 ‘서울시 좋은빛 상’ 미디어파사드 콘텐츠 부문 최우수상, 제1회 아트코리아방송 미디어 부문 ‘2020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김홍년 작가는 ‘제23회 호안미로 국제드로잉전 우수상’(스페인, 1983), ‘84 I.A.C.국제미술대상전 우수상’(미국) 수상 등으로 국내외에서 인정받는 작가들이다.
한호 작가의 <최후의 만찬(Last supper)>은 성경속 예수와 12제자가 십자가 수난 직전 나누는 ‘최후의 만찬’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한지를 붙여 제작한 높이 3m, 폭1.5m의 판넬 9개가 병풍처럼 세워진 길이 13.5m에 높이 3m의 대형구조물에 LED조명이 들어간 것으로, 작품 속 한지에는 무수히 많은 구멍들이 뚫려 그 구멍 안에서 강렬한 빛이 새어나온다. 작가에게 막힌 곳을 뚫어 구멍을 내는 타공(打孔)이란 고통, 그리고 희망을 의미한다.
송곳으로 종이가 뚫리는 과정은 고통인 동시에 빛이 새어들게 만드는 과정이다. 빛은 무지개 빛처럼 변하며 감상자의 감각을 깨운다. 작가는 타공 작업 또한 수행 과정으로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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